서울 집값이 연소득의 10배라는 말이 빠뜨린 것
2026. 09. 28 · 읽는 데 약 4분
KB부동산이 매달 내는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2026년 6월 서울의 PIR은 10.43배입니다. PIR은 집값을 가구의 연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소득이 중간인 가구가 가격이 중간인 집을 산다고 할 때 연소득의 10.43배가 든다는 뜻입니다. 1년 전 같은 달의 10.28배보다 올랐습니다.
여기서 소득 3분위와 주택 3분위는 가구 소득과 집값을 각각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가운데 구간을 말합니다. 가장 부유한 집이나 가장 비싼 집이 아니라, 한가운데 있는 가구가 한가운데 있는 집을 사는 경우를 잰 것입니다.
이 숫자는 흔히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10년 5개월"로 풀어 쓰입니다. 10.43년을 햇수와 달수로 바꾼 값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전국 PIR은 4.36배이니, 서울이 전국의 2.4배쯤입니다.
생활비가 0원이라는 가정
그런데 이 셈에는 큰 가정이 들어 있습니다.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집세든 식비든 생활비가 나가고, 모을 수 있는 건 소득의 일부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의 30%를 꾸준히 모은다고 단순하게 계산하면 10.43배를 채우는 데 30년이 넘게 걸립니다. 그 사이 집값이 오르면 목표도 같이 멀어집니다.
소득에 따라 시계가 다르게 간다
같은 서울의 같은 중간 가격 집이라도 누가 사느냐에 따라 PIR은 크게 달라집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2026년 3월 자료로 소득 상위 20% 가구의 PIR은 4.44배이고, 하위 20% 가구는 29.36배입니다. 한쪽은 4년 반이면 되고, 다른 쪽은 29년이 넘게 걸리는 셈입니다. 6.6배 차이입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방향입니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상위 20%는 4.27배에서 4.44배로 0.17 올랐고, 하위 20%는 27.35배에서 29.36배로 2.01 올랐습니다. 같은 한 해 동안 하위 20%의 시계가 열 배 넘게 빠르게 멀어졌습니다.
실제로 산 사람들은
통계상의 중간 가구가 아니라 실제로 집을 산 사람들로 보면 어떨까요. KB국민은행은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의 자료로 따로 PIR을 냅니다. 2026년 1분기 서울 기준으로 이들의 연소득 중위값은 9,149만원이었고, 산 아파트의 중위 가격은 9억 3,000만원이었습니다. PIR로는 10.2배입니다.
비율은 앞의 10.43배와 비슷하지만 소득이 눈에 띕니다. 연소득 중위값 9,149만원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가구 평균 소득 7,427만원보다 높습니다. 서울에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산 가구는 이미 소득이 높은 쪽에 모여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10배라도 누가 그 비율로 사고 있는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숫자로 할 수 있는 것
PIR은 서울 집값이 소득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데는 좋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내가 몇 년 뒤에 집을 살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려면 실제로 모으는 금액, 이미 모아둔 돈, 받을 수 있는 대출, 그 사이 오를 집값을 함께 넣어야 합니다.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따질 때는 정부 대출부터 확인해볼 만합니다.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의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은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인 세대가 집을 살 때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부부 합산 연소득과 순자산, 대상 주택 가격에 한도가 있고, 생애 처음 집을 사거나 신혼이거나 자녀가 둘 이상이면 기준이 완화됩니다. 한도는 해마다 바뀌니 마이홈포털에서 그해 기준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 숫자로 직접 계산해보기
🏠내 집 마련 시계지금 속도로 모으면 몇 살에 집을 사는가›출처
-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월간 주택가격동향 · 소득분위별 PIR · KB아파트담보대출 PIR) ↗
- 마이홈포털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
- 통계청(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가구 평균 소득 비교용) ↗
이 글은 공개 통계를 풀어 쓴 해설이며 재무·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계산 방법은 데이터 출처와 계산법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