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사회
‹ 통계 읽기

수능 1등급은 정말 4%일까, 등급 비율이 정해지는 방식

2026. 10. 27 · 읽는 데 약 6분

2027학년도 수능은 2026년 11월 19일에 치러집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집계로 이번 수능에는 55만 1,864명이 원서를 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가장 먼저 오가는 말이 "몇 등급이냐"입니다. 그런데 1등급이 상위 몇 %인지, 그 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의외로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평가원의 시행기본계획과 지난해 채점 결과 원문으로 짚어봅니다.

4 · 7 · 12 · 17 · 20 · 17 · 12 · 7 · 4 (%)
수능 상대평가 영역 1~9등급 비율 · 누적 4 / 11 / 23 / 40 / 60 / 77 / 89 / 96 / 100%출처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기본계획

9등급은 정해진 비율로 자른다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은 상대평가입니다. 평가원 시행기본계획은 영역이나 과목별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4%까지를 1등급, 그다음 7%를 2등급으로 하는 식으로 차례로 등급을 매긴다고 정해두었습니다. 1등급 4%, 2등급 7%, 3등급 12%, 4등급 17%, 가운데 5등급이 20%이고, 아래로 다시 17%, 12%, 7%, 4%가 대칭으로 이어집니다. 누적으로 보면 2등급까지가 상위 11%, 3등급까지가 23%, 4등급까지가 40%입니다.

등급의 기준이 되는 표준점수는 원점수를 그대로 쓰지 않고 바꾼 점수입니다. 국어와 수학은 평균 100, 표준편차 20으로, 탐구는 평균 50, 표준편차 10으로 변환합니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같은 원점수라도 표준점수가 높아지고, 쉬우면 낮아집니다. 성적통지표에는 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함께 적히는데, 백분위는 정수로 만든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계산해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합니다.

실제 1등급은 4%보다 많다

4.67%
2026학년도 수능 국어 1등급 비율 · 2만 2,935명 (응시자 49만 989명)출처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채점 결과

정해진 비율이 4%인데 2026학년도 채점 결과를 보면 국어 1등급은 4.67%, 수학 1등급은 4.62%였습니다. 국어 응시자 49만 989명의 4%는 약 1만 9,640명이지만 실제 1등급은 2만 2,935명이었습니다. 시행기본계획에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동점자가 생겨 기준 비율을 넘으면 위 등급을 준다는 원칙입니다. 경계 점수에 같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몰리면 그 학생들이 전부 위 등급으로 올라가고, 그만큼 바로 아래 등급이 줄어듭니다.

탐구 과목에서는 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같은 해 생활과 윤리는 1등급이 7.36%였고 2등급은 4.39%에 그쳤습니다. 1등급과 2등급을 합치면 11.75%로 원래 누적 비율 11%와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 칸이 크게 기울었습니다. 그래서 "1등급 = 상위 4%"는 원칙일 뿐이고, 해마다 과목마다 실제 비율은 채점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영어는 비율이 아니라 점수로 자른다

3.11%
2026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 · 1만 5,154명출처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채점 결과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입니다. 성적통지표에도 표준점수와 백분위 없이 등급만 적힙니다.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처럼 10점 간격으로 자릅니다. 다른 학생이 몇 명이든 90점을 넘으면 1등급이라, 비율은 시험 난이도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2026학년도에는 영어 응시자 48만 7,941명 가운데 1만 5,154명만 90점을 넘어 1등급 비율이 3.11%였습니다. 상대평가 과목의 1등급 기준인 4%보다도 낮았습니다. 2등급은 14.35%, 3등급은 26.30%로 가장 많은 학생이 3등급에 모였습니다. 반대로 한국사는 40점 이상이 1등급인데 응시자의 15.23%가 1등급을 받았습니다. 절대평가 과목의 등급은 "몇 % 안에 들었나"가 아니라 "몇 점을 넘었나"로 읽어야 합니다.

원서를 낸 사람과 시험을 본 사람은 다르다

비율의 분모가 되는 응시자 수도 짚어둘 만합니다. 2026학년도 수능에는 55만 4,174명이 원서를 냈지만 실제로 시험을 본 사람은 49만 3,896명이었습니다. 6만 278명, 지원자의 10.9%가 시험장에 오지 않았습니다. 등급 비율은 시험을 본 사람을 기준으로 나누므로, 원서 접수 인원으로 "1등급은 몇 명쯤"을 어림하면 실제보다 크게 잡힙니다.

2027학년도 지원자 구성도 달라졌습니다. 재학생은 1만 6,506명 줄어든 35만 5,391명이고, 졸업생은 1만 3,784명 늘어난 17만 3,706명입니다. 2026학년도 실제 응시자 중에서도 재학생이 33만 3,1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이 16만 794명이었습니다. 상대평가에서는 같은 시험을 보는 사람 전체와 겨루므로, 고3 교실 안의 순위와 수능 등급은 같지 않습니다.

내신은 2028학년도부터 5등급이다

10 · 24 · 32 · 24 · 10 (%)
2028 대입 고교 내신 1~5등급 비율 · 누적 10 / 34 / 66 / 90 / 100%출처 · 교육부 2028 대입제도 개편 확정안

"등급"이라는 같은 말이 고등학교 내신에도 쓰여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교육부가 2023년 12월에 확정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따라 2025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내신 상대평가는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뀝니다. 1등급이 상위 10%, 2등급이 다음 24%로 누적 34%, 3등급이 66%, 4등급이 90%까지입니다. 수능의 1등급이 상위 4%인 것과 견주면 내신 1등급의 폭은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러니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내신 등급과 수능 등급을 같은 저울로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신 2등급은 상위 34% 안이라는 뜻이고, 수능 2등급은 상위 11% 안이라는 뜻입니다.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으면 등급 하나만 보지 말고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함께 적어두세요. 대학마다 등급만 쓰는 전형과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쓰는 전형이 따로 있어서, 같은 등급이라도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원할 대학이 어떤 점수를 반영하는지는 각 대학의 모집요강에서 확인하세요.

등급이 몇 %인지 아는 것과, 그 등급까지 가는 길이 모두에게 같은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 사이트의 교육비 테스트는 사교육비 지출이 가구 소득에 따라 얼마나 갈리는지, 그 격차가 실제 진학 결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통계청 사교육비조사와 한국은행 분석으로 보여줍니다. 수능 1등급 4%라는 숫자 뒤에 있는 출발선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이어서 확인해보세요.

내 숫자로 직접 계산해보기

🎓우리집 교육비의 실제 결과이만큼 쓰는 집은 실제로 어떻게 됐을까›

교육과 자녀, 다른 테스트

함께 읽을 글

출처

이 글은 공개 통계를 풀어 쓴 해설이며 재무·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계산 방법은 데이터 출처와 계산법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