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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의 값은 통장에 다 찍히지 않는다

2026. 09. 28 · 읽는 데 약 4분

국토교통부 집계로 2024년 말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는 2,629만 8,000대이고, 그 가운데 승용차가 2,177만 1,000대입니다. 차를 갖는 것은 유별난 선택이 아닙니다. 그런데 차 한 대에 실제로 얼마가 들어가는지를 제대로 셈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만 세면 한 가지가 통째로 빠지기 때문입니다.

2,177만 1,000대
승용차 누적 등록대수 (2024년 말)출처 ·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현황

연료로 나눠 보면 아직은 휘발유차가 1,242만대로 가장 많고, 경유차가 910만 1,000대로 뒤를 잇습니다. 하이브리드차는 202만 4,000대, LPG차는 185만대, 전기차는 68만 4,000대입니다. 전기차는 전체 등록대수의 2.6%입니다. 연료에 따라 기름값이나 충전비, 자동차세가 달라지니 같은 값의 차라도 유지비는 차이가 납니다.

다른 집은 교통에 얼마를 쓰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25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3만 9,000원이고, 그 가운데 교통·운송 지출이 33만 7,000원입니다. 소비지출의 11.5%입니다. 교통·운송에는 자동차를 사는 돈과 기름값, 대중교통 요금이 모두 들어갑니다.

월 33만 7,000원
가구당 월평균 교통·운송 지출 · 소비지출의 11.5%출처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25

이 평균을 내 지출과 바로 견주기 전에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평균에는 차가 없는 가구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차를 가진 가구만 따로 보면 이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내 차에 드는 돈이 33만 7,000원보다 많다고 해서 곧 과소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가장 안 보이는 비용, 감가

차에 드는 돈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매달 나가는 유지비와, 차 값이 떨어지는 감가입니다. 기름값과 보험료, 자동차세, 정비비, 주차비는 통장에서 빠져나가니 눈에 보입니다. 감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3,000만원에 산 차가 5년 뒤 1,500만원이 됐다면 1,500만원이 사라졌지만, 그 돈은 어느 달에도 이체 내역으로 남지 않습니다.

감가를 셈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지금 팔면 얼마를 받을지 보는 것입니다. 중고차 시세에는 정부 통계가 없고, 민간 시세는 차종과 주행거리, 사고 이력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평균 감가율 하나로 내 차를 셈하면 틀리기 쉽습니다. 내 차 시세는 중고차 앱에서 같은 연식과 주행거리로 조회하면 금방 나옵니다. 산 값에서 그 시세를 빼면 그동안 사라진 돈이 됩니다.

차가 없었다면 썼을 돈을 빼야 한다

차에 든 돈이 전부 차 때문에 더 쓴 돈은 아닙니다. 차가 없었다면 그만큼 대중교통이나 택시에 썼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 때문에 더 쓴 돈은 감가와 유지비를 더한 뒤, 차 없이 살았다면 썼을 교통비를 빼야 나옵니다. 오래 탄 차라면 이 값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합니다. 대중교통보다 싸게 굴린 경우입니다.

셈에 넣기 어려운 것

이 셈에는 시간이 빠져 있습니다. 차 덕분에 출퇴근이 하루 두 시간에서 한 시간으로 줄었다면 1년에 200시간이 넘게 돌아옵니다. 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는 일, 부모님을 병원에 모셔가는 일은 금액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사고나 큰 수리처럼 예상하지 못한 지출은 평소 유지비에 잡히지 않습니다. 돈으로 셈한 결과는 한쪽 면일 뿐이고, 차를 살지 말지를 대신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이미 차가 있다면

차를 계속 탈 생각이라면 줄일 수 있는 것부터 보면 됩니다. 자동차세는 1년치를 미리 한 번에 내는 연납을 신청하면 일부를 깎아줍니다. 위택스에서 신청하고, 연초에 할수록 공제 폭이 큽니다. 반대로 차를 두고 다니는 날이 늘어난다면 대중교통을 한 달에 일정 횟수 이상 탈 때 요금 일부를 돌려주는 K-패스를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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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은 공개 통계를 풀어 쓴 해설이며 재무·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계산 방법은 데이터 출처와 계산법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